“아! 쟤야? 쟤봐라? 아쟤봐라! 승아제? 모지? 사바? 하!” 암호 같으면서도 감정을 음미하며 읽으면 얼추 뜻이 통하는 이 문장은 바로 반야심경의 끝부분에 나오는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는 주문을 띄어쓰기해 다른 각도로 바라본 문구이다. 이는 오늘 이루어지는 ‘Fresh B’ 행사의 부제이자 불교를 새로운 각도로 재미있게 바라본 것이다. 후문 담벼락에 커다랗게 붙은 현수막의 소용돌이 또한 부처가 경험한 것을 그림으로 나타낸 ‘만다라’를 새롭게 표현했다.


이러한 신선한 시도를 하는 이번 행사의 타이틀 ‘Fresh B’는 ‘Fresh blow & Fresh Buddhism’의 약자로 그간 불교 행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로 오늘 진행되는 세 가지 행사의 총칭이다. 오늘 진행되는 ‘Fresh B’ 행사의 1부는 오후 5시부터 체육관에서 열리는 수계식으로 월정사 주지스님인 정념 큰스님이 전계사로 참가하며 지난 4일까지 신청한 동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어서 2부에서는 6시 30분부터 팔정도에서 연등 점등식을 거행하는데, 학교 곳곳에 설치돼 있던 연등이 불상 앞에서부터 일제히 밝혀지게 된다.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3부인 CBMF(Contemporary Buddhist Music Festival, 이하 CBMF)로 오후 7시 30분부터 만해광장에서 진행되는 불교음악 콘서트이다.


올해 처음으로 기획된 CBMF는 대동을 아우르는 현대의 불교음악 축제를 목표로 CBM과 대중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불교문화행사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이번 공연은 지난해 서울락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우리학교 공연기획단 C.WAVE가 기획한 것이다. 애초에는 기획안을 학교홈페이지의 총장과의 대화에 학생의견으로 접수했지만 안타깝게도 선정이 되지 못했다. 마침 이를 전해들은 정각원에서 공연을 진행해 보자고 제의를 해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연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손송이(정외3) 양은 “축제를 재미있게 만들면서 학교의 이미지를 쇄신시키고, 우리학교가 불교의 메카라는 점도 살리고 싶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이 불교를 기반으로 했지만 모든 행사가 불교일색일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불교색채를 띤 음악보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즐거운 공연을 만들겠다는 MC sniper와 데프콘, 누구나 편안히 즐길 수 있고 랩을 가미한 찬불가를 선보이는 SPC, 분위기를 한껏 띄우겠다는 힙합동아리 AJAX, 찬불가뿐만 아니라 귀엽고 발랄한 노래까지 준비한 대한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이에 송혜영(행정2)양은 “신나는 공연과 함께 한다면 불교에 대한 거부감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했다.


한편 만해광장 입구에서는 여러 가지 부대 행사가 오후 4시부터 진행된다. 불교 동아리 ‘동불’과 불교대 학생회가 연꽃잎 종이와 종이컵으로 연등을 만드는 ‘컵등 만들기’행사를 준비했으며 보성 다원에서 차 보시를 한다. C.WAVE에서는 종이에 소원을 써서 만해광장 주위의 나무에 묶는 ‘우리 소원 빌어요-바람에 나부끼는 나의 바람’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마련했다. 불교미술학과 학생들도 불교미술 전시회를 기획했다.


규모가 큰 행사를 기획한 만큼 이번 공연의 준비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정각원이나 학교 측에서 예산을 미리 책정해 놓았던 행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예산 규모가 계속 줄어들었고 비전문가인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준비하면서 처음의 기획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아서 힘든 일도 많았다. 하지만 C.WAVE단원들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참여해주기만 해도 기쁠 것”이라며 “이번 공연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교와 우리 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새로워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점점 사회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독특한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학교도 불교 고유의 색깔은 놓치지 않되 충분히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Fresh B' 행사를 기획했다.


소문난 축제에는 소문난 학생들이 있듯이 이번 행사가 우리만의 특색 있는 축제로 계속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는 것이 이번 행사를 더욱 의미 있게 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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