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3호 동대신문은 건학 101주년을 맞이하여 학교가 내어놓은 청사진들을 알려주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다. 신문이 발행되는 시기에 즈음하여 우리가 갖고 있는 관심의 대부분은 개교기념행사보다는 108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학과 통폐합’일 것이다.


개교기념일 전후로 하여 폐과가 확정된 학과 소속의 단과대 앞에선 관련 행사들이 행해졌지만 해당 학과생들의 목소리를 신문을 통해서 상세히 접할 수는 없었던 대신에 학교의 구조조정 방침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교직원 분들이 교내 갈등에 대해 갖고 있는 원론적인 해결책들만 반복해서 기사화 된 점이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학교의 구조조정이 취업률 상승에 긍정적 결과를 낳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기사들에 언급된 학과들은 불과 한 두개로 국한되어 반복 인용되고 있었고, 정작 폐과 방침이 내려진 학과나 소속 단과대에 대하여 학교 측이 가지고 있는 견해는 ‘예상된 갈등이며 우리 모두 감내해서 이겨내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학교의 변화방침이 학생들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하지만 변화의 결과는 누구보다도 학생들이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함이 분명하며, 학교 운영비용에 있어서 학생들의 기여정도를 감안하더라도 학생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막았다는 점을 취업률과 지원정책이라는 외부항목만으로 이해하기엔 부족하다. 그리고 이런 점에 대해 학교 측의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 대다수 학생들의 심정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선 학문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뭔가 착오하고 있는 것 같다. 학문은 현시대에 부합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반발 앞서 시대를 이끌어 가기 위해 세워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학문 그 자체만의 굳은 심지가 먼저 인정되어야 한다.


학문은 사람과 같아 다양한 얼굴들을 지니고 있다. 각자의 생김을 존중하지 않고 성형수술만을 권장했다가 후유증이라도 생긴다면, 그 후유증에까지 정도에 따른 우선순위를 매길까봐 두려워진다.


김민수(예술대 영화영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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