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학생회비가 등록금에서 분리돼 고지됐다. 그동안 등록금에 포함돼 의무사항이었던 학생회비 납부가 이제는 선택사항으로 바뀐 것이다. 따라서 학생회비 납부를 원하지 않는 학생들은 앞으로 등록금만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학생회비 환불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늘어가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과 동시에 등록금과 함께 학생회비를 걷는 행위가 법적 근거 없는 불법행위라는 교육부의 경고 조치를 받아들여 시행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대학들도 비슷하지만 - 고려대도 이번 학기부터 학생회비 분리고지를 시행했으며 중앙대, 한양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생회비를 등록금에서 분리고지 하고 있다 - 학생회비 납부율이 예년보다 낮아 질것으로 예상돼 어느 때보다도 침체돼 있는 학생회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37대 총학생회 구성이 실패한 후로 총학생회는 단과대학생회장단으로 꾸려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됐다. 따라서 각 단과대를 결집시키는 중심점인 총학생회 부재로 인해 지난 1학기 학생회 활동이 활성화 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구본훈(국교4)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총학생회가 부재해 그동안 학교 정책 결정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시키지 못했다”며 “지난학기 학교에 등록금 인상 요인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총학생회 부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총학생회 필요성을 역설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국제학과 폐지 반대운동을 펼치면서 중앙도서관 앞에서 한 달 여간 천막농성을 진행했던 이상빈(국제4) 군은 “총학생회가 있었다면 국제학과 폐지 반대운동도 더 많은 학생들의 지지와 참여 아래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박선희(행정3) 양도 “올해에도 등록금이 7%로 올랐는데, 인상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며 “이럴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식 대표기구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총학생회가 정치적 성향을 띄는 것에 반대하며 총학생회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 관계자는 “우리들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정치적 사안을 학내사안보다 중요시 했던 적은 없었다”며 2학기에는 △백상예술체전 △등록금 인상 요인 설명회 등 학내 활동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06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학교에서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 중이지만 학생회의 참여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학교와 학생회, 이제는 서로를 배격하는 것보다는 학교의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함께 할 때, 우리는 성공적인 100주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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