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과편제 및 정원조정안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독어독문학과와 북한학과의 폐과계획이다.
학교 측은 “이번 조정안이 현재로선 시안일 뿐이며, 앞으로 의견수렴을 통해 접점 수준에서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정이 향후 몇 년간의 입학요강에 반영됨을 고려할 때 ‘그냥 한번 해보자’는 식의 계획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발은 처음부터 예상됐던 것이다.


독문학과는 지난 25일부터 폐과반대 시위를 하고 있으며, 문과대 차원에서도 폐과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북한학과의 경우 현재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조정안 확정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신정범(독문4) 군은 “학제개편 확정까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를 발표한 것은 학생들의 의견을 처음부터 배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만약 이번 계획안이 확정ㆍ시행된다면 폐과대상 학과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학교 측은 “학과가 폐지되더라도 전과하지 않고 남아있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전공을 이수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업을 개설할 것”이라고 했다.


학내 곳곳에 붙어있는 폐과반대 성명문과 언론보도를 통해 이번 학과편제 조정안을 바라보는 일반 학생들의 생각은 둘로 나뉘고 있다.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진리의 전당인 대학에서만큼은 자본주의 논리에 따른 구조조정이 이뤄져선 안 된다는 입장이 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과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학생들의 심정을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는 공통된 모습이다.


이번 일을 취재하는 도중 1995학년도 2학기 동대신문에 실린 학부제 도입 논란에 대한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12년 전 당시에도 학내의 여론수렴과 구성원 간 공감대 형성부족이 문제되었다. 건학 101주년을 맞이하는 동악에서 여전히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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