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과·트랙제 도입 논란 … 14일 개편안 확정

2008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적용될 학과편제 및 정원조정안이 지난달 20일 발표되었다. 이번 조정안은 △독어독문학과와 북한학과의 폐과 △불교대, 문과대, 사과대, 공과대, 나노정보대학 5개 단과대에 대한 110명의 정원 감축 △인접학문 간의 협력을 위한 트랙제 도입 △BT, NT, IT, CT 분야의 특성화를 위한 단과대학 신설 및 명칭변경 △단과대학의 개편으로 인한 학과 이동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번 학과편제 및 조정은 대학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지난해 우리학교가 교육인적자원으로부터 구조개혁선도대학에 선정됨에 따라 87억 지원의 조건인 특성화 및 정원감축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의 연구를 거쳐 결정된 이번 학제 개편안은 지난 3월 실질적인 추진단계로 접어들면서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학사지원본부(본부장=이상일ㆍ사회환경시스템공학)는 지난 12일 각 단과대에 학과편제 및 정원조정 기준에 대한 공문을 전달한 후, 이를 구체화한 현재의 조정안을 지난 20일 공개하였다. 학교 측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총장, 학사부총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8개 단과대학 교수들과의 간담회, 독문과 학생대표, 총학생회 및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 의견 조율이 되지 못한 채, 각 입장차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학사지원본부는 이 자리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검토하여 최종수정을 거친 후 이달 14일까지 개편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비인기학과 폐지 논란



이번 조정안에 있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독어독문학과와 북한학과의 폐과 계획이다. 학교 측은 “지난 4년간의 학과정원 대비 재학률(현재 1학년 학생 제외), 졸업률, 한 강좌당 투입되는 강의실 수 등을 고려한 수업 규모, 취업률을 지표로 삼아 점차 사회적인 수요가 줄어든다고 판단되는 두 학과를 폐과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기업경영의 논리로 대학이 추구하는 학문영역을 판단하여 학제개편을 하려는 것은 부당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트랙제 도입과 실효성



트랙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이번 개편안의 주요쟁점 중 하나다. 현재 몇몇 단과대학에서 실시되는 학부제의 형태는 교양과정인 1학년을 마친 후 전공을 선택해 2학년부터 학과제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트랙제는 교수와 학생의 소속이 학과가 아닌 학부로 바뀌고, 각 학부 내에서 공통과목을 이수한 후 학생 스스로 본인이 선택한 트랙에 맞춰 강좌를 이수하고 그에 따라 4학년 2학기에 전공이 정해지는 시스템이다. 학교 측은 트랙제 도입 배경에 대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선택폭을 넓히고, 인접학문 간의 협력을 유도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에 반해 “소위 좋은 학점을 받기 쉬운 수업에만 학생들이 몰릴 것이므로 전공학문의 전문성 결여가 발생할 것”이라는 염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번 트랙제 도입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긴 곳은 이과대, 생자대, 공과대, 정산대 등 자연계열 단과대학 4곳이다. 생자대와 정산대가 각각 바이오대학과 나노정보대학으로 개편되면서 4개 대학 소속 학과의 학문분야 개편과 단과대 이동변화가 많다. 자연계열의 트랙제 도입 계획은 다음과 같다.


△바이오대학 바이오학부=생명과학, 농생명공학, 환경생태학, 의생명공학(신설), 식품공학 트랙 △공과대학 건축공학부=건축공학, 건축학 트랙 △나노정보대학 나노반도체과학부=나노과학, 반도체과학 트랙 △나노정보대학 전자정보공학부=전자공학, 정보통신공학, 컴퓨터공학, 전기공학 트랙이다.



학제개편안 세부 변화



한편, CT특성화를 위한 영상미디어대학의 신설도 눈에 띈다. 자연계열 외 트랙제 적용 도입 계획은 다음과 같다. △불교대 불교학부=불교학, 인도철학, 선학, 사회복지학 트랙 △문과대 철학윤리문화학부=철학, 윤리문화 트랙 △문과대 영어영문학부=영어영문, 영어통번역 트랙 △사과대 경제통상학부=경제학, 자원경제학, 국제통상학 트랙이다.


또한 현재 예술대학에 속해 있는 공연예술학부와 문예창작학과가 영상미디어대학으로 이동하면서 사실상 예술대학이 사라지게 되며, 미술학부는 독립학부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학과편제 및 정원조정에 대해 오영교 총장은 지난 25일 문화관 예술극장에서 열린 ‘21세기 리더십’ 강연에서 “사회적 수요가 적은 비인기 학과를 계속 유지하게 되면 기회비용의 지출이 많아지게 된다”면서 “이와 관련한 갈등은 당연한 것이지만, 동국가족 다수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학제개편안이 14일까지 확정될 경우 입학요강확정과 학칙수정을 거쳐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며, 승인이 이뤄지면 2008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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