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수업의 취지는 수동적이고 단선적인 수업내용을 적극적이고 쌍방향적인 내용으로 이끌어 나가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수업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수십 명이 좁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는 현실에서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의문이다. 내 경험으로는 발표수업을 하면 한 조당 한 시간을 부여받는데 1시간 15분 강의에 1시간 발표를 듣고 15분의 교수님의 코멘트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심지어 발표만 하다 끝나버려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없이 프리젠테이션 하나를 보고 수업을 마치는 경우도 있어 우리를 가르치는 사람이 교수님인지 학생인지조차 헷갈린다. 300만원이 넘는 수업료를 지불하고 듣기에는 비싸다.


또한 발표수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문제다. 보통 팀을 짜서 2주 내지 3주에 걸쳐 준비를 하는데 그것이 한 수업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 발표수업은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 사이에 몰린다. 이 기간은 리포트가 몰리는 기간이기도 하다. 중간고사의 해방감보다는 발표와 리포트의 중압감이 더욱 커지는 시기이다. 발표 스케줄은 일방적으로 교수님이 정하다 보니 다른 수업과 겹쳐도 하소연 할 곳도 없다. 나는 일방적으로 발표수업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발표를 준비하면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고 수업에 집중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강좌 당 인원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정원을 줄이기는 커녕 오히려 늘리고 있고, 교수님들의 일방적인 발표 스케줄 적용으로 학생들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 기간에 매우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학생을 위해 만들어진 발표 수업이 그 본래의 의미를 잃고 학생들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용근(사과대 신방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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