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대학에서 시행 중 …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책값 부담을 덜기위한 제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등록금 부담 외에 한 가지 걱정이 더 있다. 바로 한 권에 2~3만원을 훌쩍 넘는 대학 교재, 즉 책값 부담이다. 많은 학생들이 매 학기 5만원에서 최대 15만 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

일반 헌책방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책을 구하기는 어렵다. ‘회계원리’나 ‘미적분학’과 같이 우리학교에서 지정한 교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교수들의 경우 수업과 크게 관계없이 자신의 저서이기 때문에 구입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의 책값 부담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번 학기에 교재를 10만 원 이상 구입한 한희윤(회계2) 양은 “중앙도서관에서 빌리기도 힘든 참고 서적까지 구입하기는 부담스럽다”며 “선배들을 통해 구하러 다니고 있지만 역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이런 책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타 대학에서는 학내 ‘헌책방’을 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화여대의 경우 매 학기 초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에 소속된 생협학생위원들이 주축이 돼 헌책방을 열고 있다. 올해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됐는데 책을 팔고자 하는 학생들이 교재를 생협에 맡기면 6일부터 사흘간 생협학생위원들이 일반학생들에게 파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책값은 판매자 스스로 정했으며 비조합원인 경우에만 10%의 수수료를 받을 뿐 판매금 전액을 돌려줬다.

▲경희대 총학생회가 진행한 '교재장터'
학생자치단체에서 직접 나서는 경우도 있다. 경희대는 총학생회(회장=김병민)가 ‘교재장터’를 열어 중앙도서관 앞에서 일주일간 진행했다. 판매자가 원하는 금액을 책정해 판 수익에서 학교발전기금으로 10%를 제외해 돌려줬다. 이와 관련해 총학생회는 “첫날은 10권미만으로 시작했지만 이용자 수가 점점 늘어나 하루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수정관에 열린 '헌책방'
또한 성신여대도 각 단과대 학생회가 나서서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 헌책방은 지난 97년 IMF 직후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학생들을 배려해 시작한 책 바꿔쓰기 운동에서 시작한 것으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매년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각 단과대 학생회에서 학기 말 학생들에게 쓰지 않는 헌 교재를 원가의 반값에 사고 다음 학기가 개강하면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가의 60%의 가격으로 팔고 있다. 성신여대 인문대학생회장은 “수익인 10%는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에도 헌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 홈페이지에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의 게시판을 만들어 책을 비롯한 물품을 서로 사고팔 수 있게 했지만 지난 해 5월 홈페이지가 개편된 이후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률은 저조한 편이다.

▲숙명여대 홈페이지 '청파장터'
우리와 같이 홈페이지를 통해 ‘청파장터’를 운영하는 숙명여대의 경우 홈페이지의 활발한 홍보를 통해 홈페이지 이용률 뿐만 아니라 더불어 교재장터의 이용률도 높이고 있다. ‘청파장터’에는 학기 초 하루에도 수백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우리학교 안에서도 오프라인 헌책방을 볼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생협(이사장=송일호ㆍ경제학)의 이재욱 팀장은 “우리학교는 학교에서 직영서점을 운영해서 책값의 5%를 적립해 학생의 부담을 줄여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주(통계4)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2학기에는 오프라인 헌책방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과 더불어 학생들을 가벼운 지갑을 더욱 가볍게 하는 책값. 많은 학생들이 더 이상 부담스런 책값으로 힘겨워 하지 않도록 학교 안에서 활성화된 ‘헌책방’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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