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회의 통해 학교·학생대표 입장만 확인 … 발전적 논의 끌어내지 못해

각 학교와 총학생회는 지난 1월부터 등록금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학교 측과 협의 자리를 마련해 등록금 인상률에 대한 합의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에도 지난 1, 2월 등록금 인상률 협의를 위한 원탁테이블이 학교 측과 2차례 걸쳐 진행됐다.

‘원탁테이블’은 지난해 제38대 총학생회 공약에서 등록금 협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학교에 전달하고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자 추진된 제도이다. 지난해에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시행된 3차례 걸친 원탁테이블 자리에서는 학교 측과 학생회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바 있었다.

지난 1월 23일 진행된 1차 원탁테이블에서 학교 측과 학생대표들은 △지난해 수입과 지출 내역 △수입 대비 크게 책정된 지출을 사안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통해 학생대표 측이 수입에 비해 지출을 높게 책정한 점을 문제로 제기하자 학교 측은 “휴ㆍ복학생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입을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차 원탁회의 후 학생대표 측은 회의를 통해 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없었던 사항을 포함한 ‘19가지 질의사항’에 대해 학교 측에 회신을 요청했다. 이틀 후인 25일 열린 공청회에서는 ‘19가지 질의사항’이 회신되지 않는 점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19가지 질의사항’이 회신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학교 측은 “하루 만에 답변은 불가능하며 1차 회의를 하면서 일부에 대해 답변했다”라 답했다. 그 후 2월 1일 진행된 2차 원탁테이블까지 별다른 진전 없이 양 측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원탁회의와 공청회 등 학교 측과 학생대표가 협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지만 정작 그 자리를 통한 논의는 다른 학교의 협의 자리와 달리 3차례에 불과했고 협의 자리에서는 양 측이 서로에 대한 의견을 내세우고 각각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발전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1차 원탁회의 후 공청회가 진행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탁테이블이 본래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 현 시점의 한계로 나타났다. 현재의 대화체계로는 등록금 인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지난 1월 25일 열린 공청회에서 학생대표 측은 “학교 측이 단순히 인상에 대한 설명만 해주고 학교와 학생간의 토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최운철(경영4) 부총학생회장은 “이번 2차례 원탁회의에서 내세운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학교 측은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물음에 답변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학교 측은 “원탁테이블에서 학생들은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 자리를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학생대표 측은 학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길 바라고 학교 측은 등록금 문제가 다각도에서 접근이 가능한 만큼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반대할 것만이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의사소통과정이 체계적이지 못해 신속한 의견교환이 어렵다는 점도 학기가 개강된 후까지 등록금 협의를 끌고 온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지난번에 총학생회에서 학교 측에 요구한 ‘19가지 질의사항’에 대한 답변이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학생대표 측이 1차 원탁회의 후 질의사항을 전달했지만 학생복지실을 거쳐 기획예산팀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현실이다.

학생복지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신임총장 취임이후 직제개편과 인사이동이 이뤄지면서 질의사항에 대해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혼란을 겪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양 측이 보다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와 학생회가 의사소통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양 측 간에 협의를 통해 절충안 혹은 발전적인 안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지난 1월 23일 1차 원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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