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학년이 된 학생은 다시 1학년의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다. 이전의 교육과정과는 달리 대학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학점이다. 우리학교는 재수강 제도와 학점포기제도를 통해 학점을 만회하거나 이미 취득한 학점을 무효화 할 수 있다.

 

재수강제도와 학점포기제도는 학생들의 학점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러한 제도는 학생들이 학점을 그때그때 유연하게 쌓아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 필수이수 강의의 경우, 재수강 신청이 많아 정작 수강해야 할 1, 2학년 학생들은 수강 기회를 종종 놓치게 된다. 또한 재수강을 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해당 학기 수업에 소홀하게 될 우려도 생긴다. 이처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제도가 도리어 학생들이 학문적으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우리학교에서는 현재 3, 4학년 학생들의 30%가 평점 4.0을 웃돌고 있어 학점의 변별력 저하가 우려된다. 성적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재수강, 절대평가, 학점포기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중 작년 처음 도입한 학점포기제의 경우 한해동안 학생들이 포기한 과목은 4,224과목에 달했다. 이는 우리학교의 평가 기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재수강과 학점포기제에 관해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분분하고, 각 학교의 교육철학에 따라 제도의 성격도 각양각색이다. 연세대는 재수강 기회를 06학번부터는 재학중 3번, 07학번은 2번으로 제한하고 있다. 재수강 제도 제한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높지만 학교측은 비교적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제한된 재수강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 형성 등에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느슨한 재수강제도와 학점포기가 개인적 측면에선 학생 자신의 성적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지만 자신이 속한 학교전체의 학점평가기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지나간 자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학생 들에게도 지나간 학점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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