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제 고민을 들어주지 않으셨잖아요”
지난해 개봉한 ‘여선생vs여제자’라는 영화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인 여선생과 여제자는 한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이로 인해 둘은 갈등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초점은 사랑쟁탈전이 아니다. 외롭게 자라 선생님에게 관심을 끌고 싶던 여제자와 이를 이해 못한 노처녀 여선생이 벌이는 코믹 영화다. 결국 둘은 나중에 대화로 오해가 풀리게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7일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교사의 초등학생 일기검사’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아동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이 교육방법을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유로, 글쓰기 차원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어린이의 사생활과 양심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일기쓰기 검사를 단순히 글쓰기 차원으로 보면 위 문제제기는 성립된다. 하지만 일기는 단순히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제가 아니다. 교사가 일기로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점수 매겨 상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기는 어린학생들의 말 못할 고민과 생각을 듣고 교사가 이에 따라 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하는 방향키역할을 한다. 어린학생이 교사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의사전달의 창’역할도 할 수 있다.
물론 어린이들에게 강압적이고 억지로 하는 숙제인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어느 정도 교사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어린이들의 자유의지로만 과제를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기의 장점을 살리려면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어린학생들에게 ‘일단’쓰라는 인식과 사생활공개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요구하면 안 된다. 평가도 안 된다. 과거를 남기고 돌이켜보며 자신을 신장시키는 활동이라는 부분을 어린학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해야 한다. 지도의 몫은 교사가 짊어진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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