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단연 가장 큰 이슈는 국제학과 폐지였다. 국제학과 학생들은 철저히 학과 폐지 논의과정에서 배제 당했고 국제학과 교수들은 계속해서 학교와 엇갈리는 주장을 제기했다. 학교는 국제학과 폐지가 교수들과 논의된 사항이라고 주장했지만 교수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학과 학생들은 지난 6월부터 한 달 여간 본관 옆에서 천막농성을 하기도 했다. 시험기간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춥거나 덥거나 천막농성은 계속됐고 그들은 ‘국제학과 폐지문제를 원점에서 재 논의할 것’과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는 국제학과 학생들을 무시했다.
여름 방학 때 국제학과 학생들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한번 뒤통수를 얻어 맞는 일을 당했다. 현재 국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권리는 보장하겠다던 학교가 국제학과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타과로의 전과를 권유한 것이다. 또한 학과가 없어지더라도 연계전공으로 국제학을 전공할 수 있도록 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과 달리 이번학기 복수전공 신청에서도 국제학을 제외시켰다가 나중에 국제학과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추가로 국제학 복수전공 신청자 접수를 받았다.
정원감축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작단계에서부터 밀어붙이기식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학내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잃는다면 다음 구조조정을 진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대학구조조정이 한번 치르고 마는 일이 아닌 이상, 구성원들의 동의와 협조를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공개적인 구조조정 절차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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