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발전이 재정 투자와 정비례한다는 말은 상식이다. 등록금 의존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발전은 요원하다. 등록금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눈덩이처럼 커져간다.
교육 소비자가 시장을 외면하는 일이 이제 자연스러워진다. 좋은 학생들은 보다 조건이 나은 학교를 찾아 입학원서를 낼 것이다. 우리 재단이 경쟁대학들보다 학교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 지속되면 발전은커녕 현상유지도 힘들다. 백주년을 맞아도 등록금 의존율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런 와중에도 희망의 꿈을 가지게 하는 싹들은 아주 많다. 아이비리그대학 장학 프로그램 신설, 넥스트 사업 1위 선정, 각종 연구지표의 개선 등등 대내외적으로 적극 홍보할 소식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발전하지 못하는 ‘타령’만 늘어놓고 있느니,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을 열심히 바라보는 일이 지금은 필요하다. 그 중의 하나가 백주년 써포터스 교육이다.
지난 주말 용인의 한화콘도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동국백년 써포터스 교육이 있었다. 3대 1 이상의 경쟁을 뚫고 예비 합격한 학생들 62명이 참가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여러 학과의 남녀학생들이 골고루 참가한 이번 교육은 동국 백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이틀 동안 전문교육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15시간 이상 집중 교육을 받으면서 각종 예절과 공동체 소속감, 그리고 애교심을 고양시키는 기회를 가졌다. 백주년을 준비하는 써포터스여서인지 저마다 기대도 크고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자신들이 제1기생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설레기도 하고 자축하기도 했다.
1박 2일 동안의 일정을 빠듯하게 보내면서 우리 서포터스들은 무얼 생각했는가. 이들은 본격 토론이 시작되기 전부터 백주년의 의의를 잘 알고 있었다. 백주년은 지난 100년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100년을 생각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철저히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우리 써포터스들에게서 동국대학교의 희망을 보는 듯했다. 그리고 또한 재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자부심’이라는 소중한 재산이 이들의 뜨거운 가슴 속에 있는 걸 보았다. 그렇게, 아주 서서히, 우리의 소프트파워가 움직이고 있었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