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발전하려면 여러 부문의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 연구, 환경은 기본이다. 우수 교수의 초빙과 우수한 학생의 유치는 기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연구와 환경 분야도 상대적 우월성을 확보해야 한다. 우수, 우월성 등의 말이 빠지지 않는다. 결국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학 발전 개념의 이면에 경쟁이 전제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우리’ 대학의 발전은 ‘우리 아닌’ 많은 대학들과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세계학문의 중심지가 미국인 것은 미국대학들의 막강한 경쟁력 때문이다. 국가가 전적으로 재정을 부담하는 프랑스나 독일의 대학들과는 달리, 미국의 사립대학들은 전 세계의 교육시장을 대상으로 경쟁적 세일즈를 펼친다. 세칭 아이비리그 대학들에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몰리고 여기에 어마어마한 재정이 투입된다. 막강한 재정의 힘은 이 최고들을 교육시키고 연구시켜 다시 ‘넘보기 어려운 최고’로 만든다. 선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인들 사이에선 미국을 따라잡는다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자조가 나온다.
미국 대학의 힘은 전적으로 재정에서 연유한다. 하버드 대학의 발전기금 누적액이 우리나라의 국방비 예산과 비슷하다는 통계는 건학 100주년을 맞는 우리학교를 분발하게 한다. 지난 해 100주년을 치룬 고려대학교는 2,500억을 모았다. 모두 동문들이 앞장서서 만들어낸 결과다. 뿐만 아니다. 우리 학교가 경쟁해야 하는 다른 많은 대학들도 동문들이 똘똘 뭉쳐 모교를 돕는 데 열성이다.
그러나 100주년을 맞는 우리 동창회는 여전히 준비중인 모양이다. 발전기금 모금은 고사하고, 회장 선출 문제로 의견이 갈려 좀처럼 단합이 되질 않고 있다. 기념일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모교의 100주년은 일생에 딱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이런 시기를 맞아 학교 발전의 획기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 오늘의 조그마한 차이는 내일의 엄청난 차이로 발전한다. 한 번 뒤처지면 점점 따라잡기 힘들어지는 게 대학간 경쟁이다.
대학의 발전에는 동창회도 그 역할이 크다. 모교에 발전기금을 많이 내지 못하면 또 어떤가. 마음만이라도 따뜻해지고 싶은 게 전 구성원들의 생각이다. 이번 100주년 행사 중에는 ‘동국인 한마당’이라는 동문들의 모교방문 행사도 있다고 한다. 물론 100주년 본부에서 준비하고 있다. 총동창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후원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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