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가 등록금에서 떨어져 나왔다. 학생회비를 내는 것에 의문점을 갖는 학생,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회비를 환불받는 수백 명의 학생도 이제는 볼 수 없다. 기존에 환불받던 학생부터 내는 것에 불만 없던 학생까지 학생회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는 학생 외에는 등록금 아래 붙은 고지서를 떼어낼 것이다.
서울대, 중앙대, 한양대 등 학생회비를 분리고지하는 다른 대학들은 50~60%의 납부율로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리학교도 예년에 비해 학생회가 주관하는 사업의 부실이 예상된다. 대동제와 같은 큰 사업을 진행할 예산이 현저히 줄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학생회는 위기 중의 위기를 맞은 셈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추세를 반영했다. 그리고 학생회비를 고지하는 것이 불법행위라는 교육부의 조치도 받아들였다. 학생들에게 자율선택권을 준 듯 하다. 하지만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는 분명히 줄어들었다. 이제 학교가 고민할 문제는 학생회도 침체된 상황에서 학생들을 학내사업에 참여시킬 방법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학생회 사업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부터 살펴야 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해서다. 학교와 학생간의 소통창구 하나 없는 지금 학생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변할 것인가. 학교정책 결정에 학생은 없는 것인가. 지금처럼 학생과 학교가 따로따로라면, 학교는 애교심 없이 강의만 듣는 학원으로 전락할 것이다. 학교도 결국 학생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 학기 시작이면 등록금 논의마다 ‘학생과 논의는 하지만 협상은 없다’고 말했던 학교다. 이 학교는 학생을 일괄적으로 공부만 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학교정책에 참여도, 비난도 없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궁금하다. 목소리를 대변할 조직이 없는 학생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교는 학생들의 올바른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 건설을 도와야 한다. 학교견제조직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학교 전체 발전을 위해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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