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대승불교의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이다. 대승운동 자체는 그 역사성이나 실체에 있어서 모호한 부분이 많다. 다만 부파불교가 가졌던 형식주의,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로서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던 것은 확실하다. 대승이란 마하야나, 즉 큰 수레라는 뜻이다. 부처님가르침을 수레에 비유하고, 스스로를 위대한 수레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소승은 작고 열등하다는 뜻이며, 대승에 의해 부쳐진 이름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혜총의 ‘와우천축국전’이나 현장의 ‘대당서역기’에는 9세기, 7세기의 인도불교 모습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중에 눈길을 끄는 대목은 어느 지역은 대승불교가 성하고, 또는 어디는 대승·소승이 공존한다는 기록이다. 즉, 인도불교에는 대승시대, 대소승 공존시대가 상당히 오랫동안 있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소승이 구체적으로 어느 학파를 지칭하는 지는 불분명하다. 어느 누구가, 자신은 작고 열등하며 상대방은 크고 위대하다는 공언을 하겠는가.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이 소승이라는 용어를 매우 잘못 쓰고 있다. 동남아시아불교를 소승이라고 폄하하는데 이는 잘못된 용례이다. 태국이나 월남사람들이 우리말을 못 알아 듣기 망정이지 따귀맞을 언사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테라바다(Thera vada) 즉, 장노불교라고 부른다. 부처님의 법을 가장 잘 보전하고 발전시켜온 불교라는 뜻이다. 그네들의 안목으로 보면, 오히려 한국이나 일본의 불교가 정통이 아닌 듯이 비쳐질 수도 있다. 따라서 소승은 어느 지역의 불교라는 뜻으로 쓰여서는 안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고, 불교의 근본정신을 망각한 이단적 불교에 대한 비판으로 써야만 한다. 불교에는 국적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불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국적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주적 진리를 표방하는 불교의 세계에서 조차 민족주의, 감성주의가 깃들어 있는 점은 시정해야 할 부분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