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최근 유비쿼터스 혁명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또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란 모든 컴퓨터와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가리킨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이 등장했고, 실재를 온라인 공간에서 모사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터넷 발달과정인 것에 비해, 유비쿼터스는 반대로 모든 실재하는 세계에 컴퓨팅 공간 개념을 심는 것이다. 이미 전자태그 기술의 발달로 모든 사물에 컴퓨터가 심어지는 과정이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는 네트워크의 끝이 단말기 형태로 인간의 외부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속도로 볼 때 머지않아 우리의 몸 안으로 침투하게 될 것이다. 실재가 가상으로 다시 가상이 실재화 되어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모든 존재가 서로 하나의 광대한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세계는 우리에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동시에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의 윤리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당황스러워 할 뿐이다.
현대인들은 흔히 고전을 고리타분하게 여기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역사상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던 사상가들은 언제나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찍이 장자가 나비 꿈을 꾸고는 자신이 꿈을 꾸어서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꿈에 장자가 되었는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지만, 장자와 나비는 반드시 구별이 있을 것이니, 이것을 물(物)의 변화라고 말하였다. 또한 신라 시대 의상스님은 ‘화엄경’의 진리를 요약한 ‘법성게(法性偈)’에서 “하나 속에 모두이고 모두 속에 하나이며, 하나이자 모두이고 모두이자 하나여라. 아홉세상 열세상이 서로서로 넘나드나, 어지러이 안 섞이고 따로따로 분명하네”라고 하였다.
장자와 의상의 가르침에 유비쿼터스 세상을 살아 갈 지혜가 담겨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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