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가사작품을 모아 놓은 도구가 아니라 지식을 생산하는 동반자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조선시대 대표적 문학 장르인 가사작품 2,000여 편을 DVD 한 장으로 집대성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우리학교 국문학과 임기중 명예교수.
이번 결과물이 단순히 작품을 검색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고려시대부터 이어지는 조상들의 역사,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생활상을 알아볼 수 있는 ‘지식 생산의 창’이 되었으면 한다는 임 교수를 만나 가사 작품을 수집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 가사 작품을 수집하게 된 배경은.
= 일반적으로 가사문학이라고 하면 학창 시절에 배운 ‘관동별곡’, ‘사미인곡’, ‘상춘곡’ 정도만을 떠올리기가 쉽다.
하지만 고려시대 말부터 시작된 가사문학은 시, 일기, 편지 등의 생활적인 글에서부터 신문 기사, 기행문, 종교 경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되었다. 학부 시절 이러한 가사 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대학원에 들어가서는 집중적으로 작품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30여 년간 수집, 정리, 연구한 작품들을 지난 98년 51권의 ‘역대가사문학전집’으로 출간했다. 이러한 준비들이 지금의 결과물을 있게 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결과물에 대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 실제로 여러 가사 작품들은 옛날 표기 그대로 쓰여 있어 일반 사람들이 읽기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부분들은 그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학부를 졸업하고 45년간 국문학 연구에 외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일반 사람들이 가사 문학을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현대 시대에 맞춰 가사 작품의 뜻을 풀이하고 독음을 붙이는 등의 작업을 했다.
이번 결과물을 통해 가사 작품 원전 독파의 장벽을 깨끗이 없앨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장 큰 의미라 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
= 이번 DVD의 출시로 모든 작업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원본과 이본을 구별해 일치하는 지를 확인하고 각종 통계에 대한 분류, 장르적 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의 작업을 더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요즘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중국 베이징에 다녀온 사신과 학자들의 기행문인 ‘연행록’을 전집으로 새롭게 편찬하는 작업에 여념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구를 지속할 생각이며, 많은 후배와 제자들 역시 우리글과 문학에 대한 소중함을 항상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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