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과 교수가 직접 자신이 낸 책의 삽화를 그리고 나아가 그림 전시회까지 갖는다. 문학작품과 씨름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만 열중할 것 같은 국어교육과 교수가 이러한 일을 한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의아해할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그림이 담긴 책을 출간하고 작품 전시회를 함께 연 독특한 교수가 있다. 우리학교 국어교육과 고재석 교수가 바로 그이다.
“지난 2년 동안 평소 그때, 그때 그리고 싶었던 그림들을 틈틈이 그려놓았어요. 그리고 35년간 써온 일기 중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에 그림의 일부를 얹어 책을 출간하게 되었지요. 때가되니 꽃이 터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사동 ‘관훈 미술관’에 전시된 그의 작품과 이번에 출간된 책 ‘불가능한 꿈을 꾸는 자의 자화상’에 실린 글에서는 그가 경험한 생활 속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맛 볼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았다는 그는 살면서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의 풍경들을 틈틈이 담아두곤 했다.
“초기 작품들에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담은 리얼리즘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일에 익숙해지면서 당시에 느껴지는 나만의 ‘마음’을 작품에 담기 시작 했어요.” 학술서적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고재석 교수. 책 또한 가족, 유년시절 이야기부터 그만의 독서일기와 그림에 대한 예술관을 나타낸 이야기까지 다양한 부분을 아우른다.
“항상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 또한 일 이외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이번 책과 작품 전시회를 통해 저를 드러내는 것도 사람들과 재미를 공유하며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그의 책 표지에 있는 ‘유식(놀고 먹는)교수의 작난(난리를 치는)일기’라는 유머 넘치는 소제목에서 볼 수 있듯, 늘 즐거운 인생을 꿈꾸는 고재석 교수. 연구와 교육 생활 틈틈이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내는 그로부터 삶을 즐길 줄 아는 넉넉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내일(4일)까지 인사동 관훈 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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