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연맹 회장, 주한 네팔 명예 영사, 연간 매출 150억원 규모의 주식회사 창업자. 화려한 전적만큼이나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까 잔뜩 긴장하며 만난 이인정 동문은 그러한 걱정들을 처음 만나 선뜻 건네는 따뜻한 악수로 말끔히 녹여준다.
평생 ‘산 사람’으로써 주변에서 ‘이인정이 곧 한국의 산악사’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이 동문. 그는 이번 대한산악연맹 회장 직 선임과 관련해 “그저 앞으로 산에 갈 시간이 줄어들어 아쉽다”며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례적이게 산악인으로써 이러한 직함을 얻은 만큼 명예를 걸고 열심히 할 생각”이라는 포부 역시 잊지 않는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그날(지난달 30일)도 중국 황산의 등산을 마치고 막 돌아와 등산복 차림에 수염도 깎지 못한 진정한 ‘산 사나이’를 만나 산에 대한 그의 열정과 학교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대학시절 학교 산악부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는데.
= 어려서부터 산을 놀이터 삼아 항상 산악을 하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었다. 고 3때에는 동네에서 함께 산을 타면서 놀곤 했던 친구들과 함께 ‘인왕 클럽’이라는 산악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산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대학에 들어와서도 자연스럽게 산악부에서 활동하게 됐고 졸업 후에도 졸업생들의 모임인 동국산악회에서 지속적으로 후배들과 인연을 쌓고 있다. 현재 후배들이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해 산악부의 명예뿐만 아니라 나아가 학교의 명예를 떨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 대한산악현회 창립 43년 만에 첫 산악인 출신 회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 지금까지 산악연맹 회장에는 정치인 등 유력 인사들이 추대돼 왔다. 따라서 이번 선출과 관련해서는 산악계에서도 일대의 사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그 중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은 ‘교육’에 대한 부분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청소년 범죄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산을 등반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암벽도 타보는 등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박영석 동문에게 많은 후원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박영석은 산악부 20년 후배로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박영석이 산악부에 들어왔을 때부터 싹을 키워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해외훈련에 직접 참가해 훈련을 돕는 등 많은 후원을 했다.
그런 만큼 박 군이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가슴이 뛰고 흥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같은 산악인이자 선배로써 지금의 한걸음, 한걸음이 그에게는 죽음의 사투와도 마찬가지일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박영석이 산을 등반할 때마다 가슴에 동국대학의 이름을 가슴에 달고 우리학교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선배로써 무엇보다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우리대학의 산악부에서 이러한 세계적인 스타가 나올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학교에서도 이러한 동문들의 업적을 많은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동상 등의 설치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학교에 대한 생각은.
= 현재 우리학교 총동창회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총동창회가 내부적으로 단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따라서 하루 빨리 총동창회가 결집돼 학교나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한편 무엇보다도 대학의 발전은 학생, 교수의 노력에 있는 만큼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 중인 훌륭한 동문들을 생각하며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또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처음에는 여가로 시작했던 산행을 통해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것처럼, 후배들 역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부분에서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면 그 부분에 리더가 될 수 있음을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 현재 여러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산악인으로써 산행은 힘이 되는대로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다. 이에 더해 앞으로 시·도 지부 활성화와 해외교류 증진을 위한 산악관계 심포지엄의 국내 개최와 스포츠 클라이밍을 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부분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앞으로 학교를 위해서, 또한 후배들을 위해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 중에 있다. 60이 넘는 나이이지만 나의 평생 터전인 산에 대한 꿈과 열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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